Senin, 05 April 2021

윤여정, 미배우조합상 여우조연상…오스카 호명만 남았다 - 한겨레

아카데미 ‘바로미터’ 시상식에서
한국배우 개인으론 처음 상 받아

배우 윤여정이 미국배우조합상 여우조연상 수상자로 호명된 뒤 화상 연결을 통해 소감을 밝히고 있다. 판씨네마 제공
배우 윤여정이 한국 배우 최초로 오스카 트로피를 품에 안을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 아카데미의 ‘바로미터’라 할 수 있는 미국배우조합(SAG)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받았기 때문이다. 미국배우조합은 4일(현지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 슈라인 오디토리엄에서 비대면으로 진행한 제27회 미국배우조합 시상식에서 영화 <미나리>의 윤여정을 여우조연상 수상자로 발표했다. 지난해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이 시상식에서 배우들의 연기 조화가 빼어난 작품에 주는 앙상블상을 받기는 했지만, 한국 배우 개인이 상을 받은 건 처음이다. 윤여정은 수상자로 선정된 뒤 “서양 사람들에게도 이렇게 알려지게 되다니, 이 기분을 뭐라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다. 특히 동료 배우들이 저를 여우조연상 수상자로 선택해줘서 영광”이라고 영어로 소감을 전했다. “기쁘고 행복하다”며 눈물을 글썽인 그는 여우조연상 후보로 다퉜던 다른 배우 이름도 하나씩 언급하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윤여정은 마리야 바칼로바(<보랏 서브시퀀트 무비필름>), 올리비아 콜먼(<더 파더>), 글렌 클로스(<힐빌리의 노래>), 헬레나 쳉겔(<뉴스 오브 더 월드>)과의 경합 끝에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영화 <미나리> 스틸컷. 판씨네마 제공
미국배우조합상 수상자는 세계 최대 규모 배우노조인 미국배우조합 소속 배우들이 투표로 선정한다. 조합 소속 배우들 가운데 상당수는 아카데미 회원으로서 투표권을 가지고 있어, 미국배우조합상 수상자가 아카데미상 수상자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미국배우조합 시상식이 아카데미 시상식의 전초전이라 일컬어지는 까닭이다. 실제로 지난해 <조커>의 호아킨 피닉스, <주디>의 러네이 젤위거,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의 브래드 핏, <결혼 이야기>의 로라 던 등 미국배우조합상 남녀 주·조연상 수상자 4명 모두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같은 부문 상을 받는 결과로 이어졌다. 이 때문에 윤여정의 오스카 수상 가능성이 한층 더 밝아졌다는 전망이 나온다. 3주 앞으로 다가온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윤여정은 마리야 바칼로바, 올리비아 콜먼, 글렌 클로스, 어맨다 사이프리드(<맹크>)와 여우조연상 트로피를 놓고 다툰다. 사이프리드 한명만 빼면 나머지는 미국배우조합상 후보와 겹친다. 미국 매체들은 윤여정이 미국배우조합상을 받기 이전부터도 그를 유력한 오스카 수상 후보로 점쳐왔다.
영화 <미나리> 스틸컷. 판씨네마 제공
윤여정은 재미동포 리 아이작 정(한국 이름 정이삭) 감독의 자전적 영화 <미나리>에서 1980년대 미국 아칸소주로 이주한 한인 가정의 손주들을 돌보러 한국에서 온 할머니 순자를 연기했다. 영화 초반에 밝고 쾌활한 모습을 보이다 후반 들어 건강 악화로 급변하는 연기를 펼친 윤여정은 조연이면서도 영화의 중심을 잘 잡아 호평을 받았다. 이날 시상식에서 <미나리>는 지난해 <기생충>이 받은 앙상블상 후보에, 아빠 제이컵을 연기한 재미동포 배우 스티븐 연은 남우주연상 후보에 이름을 올렸으나, 수상은 하지 못했다. 이날 시상식의 영화 부문 트로피는 대부분 윤여정을 비롯한 비백인 배우에게 돌아간 점이 눈에 띈다. 남우주연상은 지난해 8월 대장암으로 세상을 떠난, 마블 히어로 ‘블랙 팬서’로 유명한 흑인 배우 채드윅 보즈먼에게 돌아갔다. 그는 넷플릭스 음악영화 <마 레이니, 그녀가 블루스>에서 트럼펫 연주자 레비 역을 맡아 마지막 열연을 펼쳤다. 이 영화에서 전설적인 블루스 가수 마 레이니를 연기한 흑인 배우 비올라 데이비스도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남우조연상 또한 미국 흑표당 암살사건 실화를 다룬 <유다 그리고 블랙 메시아>의 흑인 배우 대니얼 컬루야에게 돌아갔다. 앙상블상을 받은 <트라이얼 오브 시카고 7>의 출연진에도 흑인 배우 야히아 압둘마틴 2세가 포함됐다. 이날 남녀 주·조연상 수상자는 모두 아카데미상 후보에도 올라 있어,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은 역대 어느 때보다 비백인 바람이 거셀 것으로 점쳐진다. 윤여정의 오스카 수상 여부가 결정되는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은 오는 25일 열린다. <미나리>는 여우조연상을 비롯해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남우주연상, 음악상 등 모두 6개 부문 후보에 올라 있다.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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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4-05 09:15:22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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