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B화]
'뮤지엄산' 설계한 안도 다다오
"악전고투 속에서 나만의 것 나온다"
존재감이 큰 이 건물은 드라마 속에서 단지 배경으로 그치지 않습니다. 외부와 단절된 재벌가의 요새로, 드라마의 긴장감을 고조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죠. 천장이 높고 어두운 내부, 좁은 복도와 계단 등은 등장인물들 사이의 단절과 그로 인한 파국을 예고하는 듯합니다.
건축물에 새겨진 건축가의 '지문'
무작정 유럽으로 건너가 7년간 유명 건축물들을 보며 '몸으로' 건축을 배운 후 1969년 오사카에 건축사무소를 차립니다. 그리고 26년 후인 1995년 '건축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상을 수상하게 됩니다.
안도 다다오의 대표작으론 일본 '나오시마 지추미술관', '물의 교회', '빛의 교회', 미국의 '퓰리처 예술재단' '포트워스 근대미술관' 등이 꼽히죠. 한국에도 그가 설계한 건물이 꽤 됩니다. '갤러리산' 이외에도 제주도의 '유민미술관', '본태박물관'이 있고, 서울 혜화동에 있는 'JCC복합문화센터'도 그의 설계작입니다.
건물에는 건축가의 '지문'이 새겨지기 마련인데요. 개성과 철학이 뚜렷한 안도 다다오의 건축물은 지문이 짙어 읽는 재미가 있습니다. 일본은 물론 한국에도 그가 설계한 건물을 찾아다니는 '건축 투어'가 인기인 이유겠죠.
일단 안도 다다오하면 떠올리는 것이 '노출 콘크리트'입니다. 거친 듯 매끄러운 콘크리트에 규칙적으로 동그란 구멍이 찍혀 있는 벽, 이 건축기법을 적극 활용한 사람이 안도 다다오입니다. 그는 '빛의 건축가'로 불리기도 하는데요. 자연광을 건물 내부로 끌어들여 특별한 분위기를 만들어냅니다. 드라마 '마인'에서 이런 건축가의 지문을 찾아내는 것도 또 하나의 즐거움일 것 같습니다.
빛과 바람이 통과하는 화장실
일본에선 지난해 가을 도쿄 시부야 인근의 진구도리(神宮通) 공원에 '안도 다다오 화장실'이 생겼습니다. 일본재단과 시부야구가 도쿄올림픽을 맞아 추진하고 있는 '도쿄 화장실 프로젝트'의 하나였죠. 안도 다다오를 비롯해 2013년 프리츠커상 수상자인 이토 도요(伊東豊雄), 2014년 수상자인 반 시게루(坂茂), 도쿄올림픽 메인스타디움 설계자인 구마 겐고(隈研吾) 등 일본을 대표하는 16명의 디자이너·건축가가 17개의 공공화장실을 짓는 계획입니다.
공원 구석에 있는 안도 다다오의 동그란 화장실은 언뜻 보기엔 작은 미술관 같습니다. '화장실이 특별할 게 있을까' 싶지만 안으로 들어가면 거장의 디테일이 느껴집니다. 특히 금속을 수직과 수평으로 얽어 만든 벽의 틈새를 통해 공원의 빛과 바람이 들어오는 느낌이 좋더군요. 이 프로젝트가 시작된 후 "젊은 여성들의 공중화장실 이용이 늘었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고 하네요.
"학력도 인맥도 없지만 그저 도전했다"
미래가 불투명해 자신감을 잃어버린 젊은이들에게는 이렇게 조언했네요. "뻔히 보이는 길보단 잘 보이지 않는 길을, 단순한 길보다는 어려운 길을 택하세요. 목표를 향해 던지는 공은, 가능한 한 멀리 던지는 게 좋습니다."
도쿄=이영희 특파원 misqui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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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6-19 20:00:06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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