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만 피해자냐?" 남성 역차별 논란
앞서 기상캐스터 출신 방송인 김민아는 20일 유튜브 채널 '왜냐맨하우스'에 출연해 '19금' 폭탄주 제조법을 선보이다가 빈축을 샀다. 영화 '내부자들' 속 국회의원 장필우(이경영)가 전라 상태로 자신의 신체 부위를 이용해 폭탄주를 제조하는 모습을 따라한 것이다. 그는 지난해 5월 유튜브 채널 '왓더빽시즌2'에서 남자 중학생과의 대화 중 자위행위를 연상케 하는 질문을 수차례 했다가 결국 사과하고 자숙한 경력이 있다.
박나래가 남성 인형의 손을 이용해 성희롱성 행위를 하는 동안 화면에는 '(조신) K-매너' '방금 25금 아니에요?' 등의 자막이 게재된 점을 꼬집어 제작진 역시 해당 상황을 가벼운 개그적 요소 정도로 판단했다는 지적도 있다.
김민아의 방송에 대해서도 '영화 패러디인데 지나친 반응이 아니냐'는 반론이 나오자 '저 행동이 문제 없으면 다음 편에 장민철씨(남성 출연자) 가슴으로 계곡주 만드는 것을 영상으로 만들어 달라'는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비슷한 예로 2019년 술취한 여성이 남자 경찰을 끌어 안고 있지만 이를 제지하지 못하고 무전기로 도움을 요청하는 영상이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 퍼지며 논란이 일었다. 남성 누리꾼을 중심으로 '남성을 성범죄의 잠재적 가해자로 보는 분위기 때문에 공무집행방해도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런 공방에 대해 전문가들은 성인지 감수성에 대한 과도기적 지체현상으로 해석했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그동안 꾸준한 개선 운동과 사회 내 성범죄에 대한 엄격한 처벌이 진행되면서 남성들의 성적 언행과 유희에 대해서는 경계하고 자중하는 분위기가 어느 정도 정착이 됐지만, 여성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관용의 영역'이 남겨져 있다"며 "이에 대해 한 번은 짚고 넘어갈 시점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한국사회에서 여성에게는 희생과 인내를 강요하고 남성들은 사회적 강자로서 특권을 누리는 시기가 분명 있었지만, 지금은 다르다"며 "MZ세대라고 불리는 젊은 세대들은 젠더에 따른 특권이나 희생을 강요받은 기억이 없기 때문에 여성들에게 상대적으로 관대하게 적용되는 이중적 잣대를 납득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곽금주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미투' 운동이 하나의 분기점이 됐다. 간단히 말하면 사고는 기성세대가 쳤는데, 그 뒷감당을 MZ세대가 지게 되면서 이에 대한 '역차별' 논란이 벌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곽 교수는 "이성교제를 하다가 관계가 틀어진 여학생이 남학생을 성추행으로 공격하는 사건도 벌어지지만 반대의 경우는 거의 없다. 또 여성 배려라는 차원에서 소위 '고된 일'에서 여성은 제외하고 남성에게 집중되는 반면 군 가산점 혜택 같은 것은 사라지면서 오히려 남성이 '피해자'라는 인식이 쌓이고 있다"며 "'여성=악자·피해자'라는 틀에서 사회제도가 마련되면 결국 젠더간 혐오와 분열만 더욱 극심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헤이나래' 제작진은 논란에 대해 사과하고 프로그램은 폐지하겠다고 25일 밝혔다. 박나래 측도 이날 “제작진으로부터 기획 의도와 캐릭터 설정 그리고 소품들을 전해 들었을 때 본인 선에서 어느 정도 걸러져야 했고 표현 방법에 대해서도 더 고민했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던 점에 대해 깊이 반성한다”고 밝혔다.
유성운 기자 pirat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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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3-25 20:00:03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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