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은 7일 오후 부산 영화의 전당 중극장에서 진행된 ‘봉준호X하마구치 류스케’ 스페셜 토크에서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드라이브 마이 카’ 속 자동차 대화 장면을 언급하며 “나는 실제로 아버지와 마주보고 대화한 적이 없다. 워낙 말씀이 없는 분이셨다. 그런데 차를 타고 가면서 각자 앞만 보고 있을 땐 말씀을 잘 하셨다.
‘마주보는 대화’에 어떤 의미를 두고 자동차 대화 씬을 많이 넣었는가”라고 질문했다.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은 이에 “나 또한 대사를 쓰는 것 밖에 잘 못하는, 평소 대화는 잘하는 사람이 아니다. 그래서 대본을 쓸 때도 대사를 쓰는 작업에서 시작하는 게 특징이자 약점”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그러다 보면 움직임이 없으면 재미가 없더라. 대화를 할 때 그냥 앉아서 정적으로 하는 것보단 움직이는 차 안에서 하는 게 더 낫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런 의미에서는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시작된 거였는데 나중엔 차안의 대화가 아니라 차안에서 밖에 할 수 없는, 그런 종류의 대화도 있다는 걸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실제로 나는 운전을 잘 안 한다. 그래서 운전자가 졸지 않도록 배려 차원에서 대화를 많이 시도하곤 하는데 의도치 않게 그것이 생각지도 못한 깊이 있는 대화로 이어지는 경험을 하기도 한다. 차로 이동한다는 것이, 지점 A에서 지점 B로 이동하는 건데 그 구간이 붕 떠버린 말랑 말랑한 시간이지 않나. 언젠가는 끝날 둥둥 구름처럼 떠 있는 시간이다. 그 묘한 설렘에 더 대화를 하고 싶게 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의 제자이자 함께 일본 드라마 ‘스파이의 아내’ 작업을 하는 등 선후배 사이인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은 “그는 내게 넘을 수 없는 존재다. 어마어마한 분”이라고 답했다. 그러고는 “스승인 만큼 영향을 받지만 흉내내지 않으려고 의식도 한다. 그 분을 따라하면 안 된다고 늘 생각한다”고도 했다.
더불어 “봉준호 감독에게 구로사와 기요시는 어떤 존재인가””라고 물었다.
봉준호 감독은 이에 “그 분의 작품세계 자체를 좋아한다. 아마도 아시아에서 그 분의 팬클럽을 만든다면 우리가 회장 자리를 두고 사투를 벌이지 않을까 싶다. 그정도로 굉장한 팬”이라고 화답했다.
그러면서 “’살인의 추억’을 만들 때 범인의 해석에 있어 굉장히 고민이 많았다. 실제로 만날 수 없는 존재가 아닌가. 그 때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의 작품 속 인물 중에 ‘마미아’라는 범죄자가 있었다. 일본 경찰들과 관료에 기막힌 대사를 치는 인물이었다. 사람을 미치게 한다. 그걸 보면서 영감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올해의 부산국제영화제는 오는 15일까지 열흘간의 일정으로 진행된다.
올해 공식 상영작은 70개국 223편이며 커뮤니티비프 상영작은 63편이다. 작품당 2~3회로 지난해보다 확대 상영되는 한편, 코로나 방역에 맞춰 전체 좌석의 50%만 운영한다. 다양한 야외 행사도 예년 수준의 규모로 대면으로 열릴 예정이다.개막작은 임상수 감독의 ‘행복의 나라로’이며, 폐막작은 홍콩의 전설적인 가수이자 배우인 매염방의 일대기를 다룬 '매염방'이다.
[부산=한현정 스타투데이 기자·사진 유용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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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07 08:46:13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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