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식당’ 백종원의 눈물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
[엔터미디어=김교석의 어쩌다 네가] 현재 방송중인 최고의 드라마는 무엇일까. 살아 숨 쉬는 캐릭터가 만들어가는 이야기라는 측면에서 골목식당>을 따라갈 ‘드라마’가 없어 보인다. 배경이 현실이다 보니 일상성을 바탕에 깔고 있고, 막장드라마와 유사하게 갑갑하지만 빠져드는 불량음식 같은 중독성과 성장드라마의 희망이 함께한다. 그래서일까. 여름특집으로 긴급점검 차 다시 찾아간 이대 백반집에서 울먹인 백종원의 뜨거운 눈물과 함께 이 드라마는 폭발했다.
골목식당>이 최고의 드라마라 할 수 있는 건 훌륭한 드라마에 빠져선 안 될 중요 요소들을 대부분 충족하기 때문이다. 우선, 사람 사는 이야기가 있다. 우리네 주변, 우리 이웃, 가족 같이 하루하루 열심히 사는 사람들, 노력은 안 하면서 요행을 바라거나, 주변 탓만 하면서 자신의 부족을 애써 외면하는 다채롭고 지극히 현실적인 인물들을 가감 없이 등장시킨다.
이런 리얼리티는 단순히 몰입의 배경이 되는 것뿐 아니라 시청자들이 마음만 먹으면 방송을 넘어서 이야기 속으로 들어올 수 있는 진짜 현실을 바탕으로 한다. 그리고 이 리얼리티가 판타지와 연결되면서 감정이입의 창구를 만들어낸다. 롤모델이 된 포방터 돈까스집처럼 절망을 딛고 희망을 찾게 된 이야기, 어려움을 겪던 자영업자들이 백종원이란 귀인을 만나 새로운 기회와 가능성을 마주한다는 판타지는 현실의 변화까지 반영한다.
이야기의 재미를 위한 장치도 풍부하다. 기본적으로 사람들이 원하는 성공으로 나아가는 성장스토리를 지향하지만 곳곳에 이를 방해하는 커다란 갈등도 존재한다. 최고 인기 에피소드인 ‘홍탁좌’ 인간 개조 프로젝트가 대표적인 사례이며, 최근 공분을 사고 있는 이대 백반집처럼 미움을 사는 악역이 심심치 않게 등장한다. 과연 이런 앞뒤 딱 막힌 갈등을 우리의 주인공 백종원은 어떻게 넘어설 것인가는 골목식당>의 킬링포인트다. 그리고 그 시원스런 해결 과정 속에서 주인공인 백종원의 가치와 진정성은 다시금 선명히 드러난다.
에피소드가 차곡차곡 쌓이면서 지난 이야기들이 얽히고설켜 새로운 이야기로 발화하기도 한다. 골목식당>의 현재를 있게 한 포방터를 다시 찾아가 반가운 얼굴을 보고 이후의 문제들을 점검하고 새로 나타난 문제를 머리를 모아 함께 고민한다. 계절에 맞는 새로운 레시피를 전수하고, 대전청년구단의 막걸리를 포방터 시장에 입점하는 등 출연자간의 교류도 확대한다. 이대 백반집을 찾아가 그렇게까지 감정이 고조될 수 있었던 것도 한번 촬영하고 끝낸 흘러간 이야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1여 년 동안 꾸준히 관심을 갖고 자체적으로 10회 이상 점검을 해왔기에 그 참담함이 시청자들에게도 와 닿았다.
2015년, 본격적으로 TV에 나서기 시작한 백종원은 쿡방이 가능한 여러 전문가 중 한 사람이었다. 여타 셰프들과 출발선은 비슷했지만 곧 치고 나가기 시작했다. 구수한 충청도 사투리와 지름길 요리법이란 특색 있는 콘텐츠로 요리를 살림의 영역에서 문화와 취미의 영역으로 옮겨놓았다. 방송을 잘하는 가짜 전문가가 아니라는 걸 증명한 깊은 지식과 폭넓은 콘텐츠로 인기를 얻은 다음, 그 브랜드가 한 단계 더욱 높이 올라설 수 있었던 건 사회적으로 큰 성공을 이룬 자신의 영향력을 상생을 키워드로 행사하면서다. 자신이 힘들게 쌓은 레시피를 무료로 나눔하고, 다 함께 잘 살 수 있는 길을 모색한다. 때로는 그냥 스쳐지나가도 될 인연이지만 몇 번이고 붙잡고 앉아서 제발 제대로 된 인생을 살라고 질책한다. 그렇게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성공의 아이콘이 되었고 사회적 의미를 가진 인물이 되었다.
그리고 백종원은 진정성을 건드리며 한발 더 나아갔다. 골목식당>이란 예능을 어느 드라마 못지않은 이야깃거리가 가득하고, 함께 이야기를 나눌 요소가 다분한 콘텐츠로 만든 건 현재 우리나라 방송가의 최고 브랜드인 백종원의 힘이다. 특히 이대 백반집에서 울먹이는 턱과 눈물을 참지 못하고 돌아선 그의 넓은 등은 골목식당>이 단순한 예능이 아님을 증명한 최고의 명장면이었다.
안 그래도 현재 원톱인데, 진정성을 폭발시키면서 브랜드 가치는 한 단계 더욱 올라갔다. 정점을 매번 경신하는 중이다. 그래서 백종원에 대한 찬사는 새롭지 않지만, 이번 이대 백반집에서 보여준 그의 복잡한 심경을 담은 눈물은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수많은 시청자들이 다시 한 번 그를 믿고 따르게 만들고, 더욱 좋아하게 만든 올해의 한 컷이다.
칼럼니스트 김교석 mcwivern@naver.com
[사진=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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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08 08:23:00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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