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mis, 06 Februari 2020

기생충 오스카 몇개 품을까? 외신 예측 종합해보니 - 매일경제 - 매일경제

[시네마&] `기생충`에 운명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이 드디어 미국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 돌비극장에서 현지시간 2월 9일 오후 5시(한국시간 10일 오전 10시)부터 약 3시간30분 동안 펼쳐진다.

아카데미 위원 8469명의 투표는 2월 4일(현지시간) 끝났다. 투표 결과는 회계기업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에 보관돼 있다.

지난 3일 아카데미 공식 트위터 계정에서 `기생충`을 작품상으로 예측하는 내용을 담은 트윗을 올렸다가 삭제하며 실수였다고 해명하는 해프닝도 있어 수상 결과에 대한 관심은 더 증폭되고 있다. `기생충`은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편집상, 미술상, 국제영화상 등 6개 부문 후보에 올라 있다. 시상은 미술상, 국제영화상, 편집상, 각본상 순으로 전개될 예정이다. 한국영화 사상 첫 오스카 트로피가 유력한 국제영화상 부문은 한국시간으로 오전 11시쯤 결과를 알 수 있다.

이날 아카데미 시상식에는 봉준호 감독, 곽신애 대표, 한진원 작가를 비롯해 송강호, 조여정, 이선균, 장혜진, 박소담, 최우식, 이정은, 박명훈 등 배우 8명이 참석한다. 한국인이 오스카 무대에 오르는 것은 2016년 이병헌이 콜롬비아 출신 여배우 소피아 베르가라와 함께 외국어영화상 부문 시상자로 나선 이래 4년 만이다.

오스카 작품상은 `기생충`과 `1917`의 경쟁으로 압축되고 있다.
사진설명오스카 작품상은 `기생충`과 `1917`의 경쟁으로 압축되고 있다.

◆ 작품상 `1917` 유력 속 `기생충` 다크호스

현지 매체들은 오스카 작품상 유력 후보로 `1917`을 꼽고 있다. 골든글로브, 프로듀서조합, 영국 아카데미에서 모두 작품상을 수상했다는 것이 이유다. 두 번째로 많이 언급되는 영화가 `기생충`인데 영화배우조합과 작가조합에서 수상해 기대를 모으고 있다. 각 분야 조합상은 조합원들이 아카데미 위원과 겹치기 때문에 오스카 수상을 예측하는 바로미터로 여겨져왔다. 특히 영화배우조합원은 아카데미 위원 중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한다.

11개 부문 후보에 오른 `조커`, 10개 부문 후보에 오른 `아이리시맨`과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는 작품상 레이스에서 상대적으로 한 발 떨어져 있다.

할리우드 전문가와 이용자 의견을 모아 시상식을 예측하는 사이트 골드더비(GoldDerby) 집계에서는 `1917`이 16.2% 확률로 작품상 레이스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고 `기생충`이 14.9% 확률로 바짝 뒤쫓고 있다. 미국의 저명한 평론가 29명 중 16명이 `1917`을 선택했고 9명이 `기생충`의 손을 들어줬다. 골드더비는 2003년부터 매년 골드더비 영화상을 시상하고 있는데 올해 회원 2400명을 대상으로 한 투표에서는 `기생충`이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앙상블캐스트상, 외국어영화상 등 6개 부문을 수상했다.


미국 연예잡지 버라이어티는 `기생충`과 `1917` 모두 자격이 있다면서도 전통적으로 아카데미가 좋아하는 전쟁영화 장르인 `1917`이 수상할 것으로 예측했다. `플래툰` `잉글리시 페이션트` `허트 로커` `지상에서 영원으로` `패튼 대전차 군단` 등이 그동안 오스카 작품상을 받은 전쟁영화다.

버라이어티는 `기생충`에 대해 "모두가 좋아하는 영화지만 작년 `로마`의 전철을 밟을 것"으로 봤다. `로마`는 작년 대부분 매체가 작품상 수상작으로 예측하면서 아카데미 90년 역사상 처음으로 외국어영화가 외국어영화상과 작품상을 모두 가져가는 사례가 될 것으로 주목받았지만 결국 `그린 북`에 작품상의 영광을 내줬다.

지난 1월 19일(현지시간) 영화배우조합상 시상식에서 앙상블 캐스트상을 수상한 기생충팀. / 사진=연합뉴스
사진설명지난 1월 19일(현지시간) 영화배우조합상 시상식에서 앙상블 캐스트상을 수상한 기생충팀. / 사진=연합뉴스

매거진 GQ 역시 `1917`이 작품상을 받을 것으로 예측했다. 샘 멘데스 감독이 자신의 할아버지에게서 들은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든 이 영화가 골든글로브 작품상을 수상한 이후 평론가들에게 더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는 것이 이유다. GQ는 `1917`의 강력한 경쟁작으로 `기생충`을 언급하며 "봉 감독이 통역사 샤론의 도움으로 캠페인 내내 매력을 뽐내 영화에 대한 호감이 급상승했다"고 조명했다.

LA타임스 평론가 두 명은 각각 `1917`과 `기생충`을 작품상 수상작으로 예상했다. `기생충`의 손을 들어준 평론가 저스틴 창은 "무모한 예측이라는 걸 알지만 `기생충`이 받으면 좋겠다"면서 "할리우드는 프로듀서조합, 감독조합, 배우조합 등 각종 조합이 조직화돼 있어 어떤 조합에도 속해 있지 않은 `기생충`에는 힘든 도전이지만 다크호스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영화사이트 로튼토마토 역시 `기생충`에 베팅했다. 이들은 "`기생충`이 작품상을 받을 것이고 받아야 한다"며 "내부 토론 결과 `1917`이 안정적인 선택이긴 하지만 시상식 시즌 동안 모든 사람이 `기생충`에 대해 이야기했고 로튼토마토 사이트에서 `기생충`은 작년 내내 큰 차이로 1위를 달리고 있었기에 전문가들 의견과 다른 베팅을 하겠다"고 밝혔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오스카 작품상 후보에 오른 9편을 분석하면서 `기생충`이 오스카 작품상을 받아야 하는 이유로 탁월한 사회적 풍자, 물 샐 틈 없이 탄탄한 스토리 구조, 예측을 빗나가면서도 확신에 찬 장르 변형 등을 꼽았다. 가디언은 `기생충`이 고전적인 스타일을 갖춘 영화라고 평가하면서 봉 감독이 영화의 비관적인 엔딩을 "확인사살"이라고 표현했는데 이는 명확한 결말을 좋아하는 아카데미의 경향에도 들어맞는다고 덧붙였다.

오스카 감독상을 놓고 경쟁하는 샘 멘데스 감독과 봉준호 감독
사진설명오스카 감독상을 놓고 경쟁하는 샘 멘데스 감독과 봉준호 감독

◆ 감독상 샘 멘데스와 봉준호 양강 구도

감독상 역시 `1917`의 멘데스 감독이 앞서고 `기생충`의 봉 감독이 뒤쫓는 형국이다. 골드더비 감독상 수상자 예측에서 1위는 23.6%를 얻은 멘데스 감독, 2위는 21%를 얻은 봉 감독이다.

GQ는 `1917`이 `버드맨`처럼 작품상과 감독상을 휩쓸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만약 아카데미가 작품상과 감독상을 분리한다면 봉 감독에게도 기회가 있다고 언급했다. GQ는 "지난 10년간 감독상 수상자 10명 중 오직 2명만이 미국 출생이어서 봉준호는 아웃사이더가 아니다"며 "아카데미는 `기생충`에 영광을 주고 싶어한다. 만약 작품상을 받지 못한다면 감독상을 수상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아카데미는 작품상과 감독상을 각각 다른 영화에 주는 경우가 많아졌다. 최근 7년간 작품상과 감독상을 동시에 가져간 영화는 2018년 `셰이프 오브 워터`와 2015년 `버드맨` 두 편뿐이었다.

버라이어티는 "감독상 경쟁이 멘데스와 봉준호 간 대결로 압축됐다"면서 역대급 접전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매체는 최종 승자는 봉 감독이 될 것이라고 예측하면서 그 이유로 "`기생충`이 국제영화상을 받을 것이 확실하지만 그것은 봉 감독이 아니라 한국이라는 국가에 돌아가는 영예이기 때문에 아카데미는 봉 감독에게 그 이상을 주고 싶어할 것"이라고 썼다.

반면 로튼토마토는 멘데스가 받을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내부 토론에서 봉준호 지지자들이 근소한 차이로 패배했지만 둘 다 받을 자격이 있다"고 덧붙였다.

LA타임스 역시 감독조합상을 받은 멘데스가 오스카에서도 감독상을 받을 것으로 예측했다. 아카데미는 롱테이크를 선호하는데 최근 감독상을 받은 영화 `그래비티` `로마` `버드맨`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 등이 모두 멋진 롱테이크를 사용한 영화이고 `1917` 역시 그렇다는 것이 이유다.

지난 2일(현지시간) 영국 아카데미에서 각본상, 비영어영화상을 수상한 봉준호 감독 / 사진=AP연합뉴스
사진설명지난 2일(현지시간) 영국 아카데미에서 각본상, 비영어영화상을 수상한 봉준호 감독 / 사진=AP연합뉴스

◆ 각본상 `기생충` 급부상

각본상 판도는 영국 아카데미 이후 뒤집혔다. 지난 2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기생충`이 깜짝 각본상을 받았다. 무대에 오른 봉 감독조차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을 정도다. 그 전까지 골든글로브, 크리틱스 초이스 등 각종 시상식에서 각본상은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의 쿠엔틴 타란티노가 휩쓸고 있었다. 타란티노는 오스카 각본상 트로피만 이미 2개를 갖고 있고 이번에도 대세론을 형성하고 있었는데 `믿음의 벨트`가 깨진 것이다. 시상식 카메라는 굳은 표정의 타란티노 얼굴을 한참 비춰주기도 했다.

골드더비 수상자 예측을 보면 판도 변화가 한눈에 드러난다. `기생충`이 22.5%로 1위에 올라섰고 2위는 21.8%인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다.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 이전에는 순위가 반대였다.

LA타임스 평론가 저스틴 창은 "`기생충` 각본의 장점은 `예측 불가능함`에 있다"며 "작가조합과 영국 아카데미에서 상을 받은 것이 오스카 청신호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영어영화가 오스카 각본상을 받은 것은 2002년 페드로 알모도바르의 `그녀에게`가 마지막이다. 만약 `기생충`이 받는다면 18년 만의 기록이 된다.

로튼토마토는 `기생충`은 마음으로 꼽는 수상작,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는 머리로 꼽는 수상작이라면서 `기생충`이 작가조합상과 영국 아카데미에서 수상하긴 했지만 그래도 오스카의 선택은 타란티노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작년에도 각본상 분야는 오스카와 영국 아카데미, 작가조합의 선택이 달랐고 할리우드는 할리우드에 대한 이야기를 사랑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게 이유다.

◆ 편집상 `포드 V 페라리`와 `기생충` 경쟁

골드더비 편집상 부문 예측 1위는 `포드 V 페라리`(22.5%)였고 2위는 `기생충`이 21.4%로 뒤쫓고 있다.

지난 1월 17일 열린 편집자조합상(ACE Eddie Awards)에서는 `기생충`의 양진모가 수상했지만 지난 2일 영국 아카데미에선 `포드 V 페라리`가 받았다.

지난 1월 5일(현지시간)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한 뒤 기념촬영하는 기생충팀 / 사진=연합뉴스
사진설명지난 1월 5일(현지시간)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한 뒤 기념촬영하는 기생충팀 / 사진=연합뉴스

◆ 국제영화상 `기생충` 독보적

국제영화상은 거의 모든 매체에서 `기생충`으로 예측했다. 간혹 `페인 앤 글로리`의 손을 들어준 경우도 있지만 그럼에도 `기생충`이 가져갈 확률이 가장 높다는 데는 이견이 없었다.

GQ는 "`기생충`은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토론토영화제 피플스 초이스, 로튼토마토 2019년 최고 리뷰 영화로 가장 강력하다"고 썼다.

로튼토마토는 "작품상 후보에 오른 외국어영화인데 더 말이 필요할까?"라며 수상을 확신했다.

◆ 미술상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와 `1917` 경쟁

골드더비 미술상 부문 예측 1위는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23%)였고 `1917`(21%) `기생충`(19.35%) 순이었다.

지난 2일 열린 미술감독조합상에선 시대극 부문은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현대극 부문은 `기생충`이 수상했다.

같은 날 열린 영국 아카데미에선 `1917`이 미술상을 받았다.


종합해보면 `기생충`은 2개 이상 부문에서 오스카 수상이 유력해 보인다. 국제영화상은 확실하고 각본상은 유력하고 감독상과 작품상은 간발의 차로 운이 좋으면 받을 수 있다.

한편 이날 오스카 시상식에선 그래미 본상 4개 부문을 휩쓴 빌리 아일리시가 007 새 시리즈 `노 타임 투 다이`의 주제가를 처음으로 공개한다. 또 엘튼 존, 이디나 멘젤, 신시아 에리보, 크리시 메츠, 랜디 뉴먼이 음악상 후보에 오른 곡들로 무대를 꾸민다.

[양유창 기자 sanity@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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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06 21:01:02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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