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미국 현지시간)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공동 각본가 한진원 작가와 수상 무대에 오른 봉준호 감독은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땡큐, 그레이트 오너(감사합니다, 큰 영광입니다)”란 수상소감으로 갈채를 끌어냈다. 봉 감독은 “시나리오를 쓴다는 게 사실 고독하고 외로운 작업이다. 국가를 대표해서 시나리오 쓰는 건 아니지만, 한국의 첫 수상이다”이라며 “저희의 대사를 멋진 화면에 옮겨준 배우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 수상 때 “자막의 1인치 장벽을 뛰어넘으면 훨씬 더 많은 영화를 즐길 수 있다”는 그의 소감이 미국 현지에서 어록이 된 데 이어서다.
지난 1일 미국작가조합 각본상을 비영어 최초로 수상했을 때도 봉 감독은 “우리 영화의 스토리와 뉘앙스를 이해해줘서 고맙다”며 “어떤 사람들은 장벽을 더 높이지만, 우리는 장벽을 파괴한다”고 미국과 멕시코 사이 장벽을 세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한 듯한 발언으로 화제가 됐다.
한진원 작가는 생애 첫 각본 데뷔작이 아카데미상의 영예로 이어졌다. 오늘(10일) 수상 무대에 함께 오른 그는 “엄마, 아빠 감사합니다”라며 “미국에 할리우드가 있듯이 한국에는 충무로가 있다. 충무로의 모든 스토리텔러와 필름메이커와 이 상을 나누고 싶다”라며 감격을 드러냈다.
역대 최다 각본상 도전한 타란티노 제쳤다
‘기생충’의 각본상 수상은 얼마만큼 예견된 결과이기도 하다. 지난해 5월 칸영화제에서 처음 선보인 후 지금껏 해외 영화제 및 시상식에서 각본상 트로피만 20개 넘게 챙겼기 때문이다.
현지 매체 ‘할리우드리포터’는 사전 수상 예측 기사에서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의 타란티노 감독이 우디 앨런 감독의 아카데미 각본상 사상 최다 3회 수상의 타이 기록을 노려볼 것처럼 보였지만 (아카데미상과 겹칠 가능성이 높은) 미국작가조합 각본상을 ‘기생충’이 가져가고 불과 24시간도 채 안 돼 영국 아카데미 각본상도 차지했다”면서 ‘기생충’의 파란을 예고하기도 했다.
한편, 아카데미 각본상을 받은 비영어 영화로는 ‘기생충’이 역대 6번째다. 최초 수상은 1946년 스위스의 리처드 스웨이저 감독의 ‘마리 루이스’. 2003년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스페인어 영화 ‘그녀에게’가 수상한 뒤론 ‘기생충’이 17년만에 수상했다.
나원정‧민경원 기자 na.wo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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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10 01:45:31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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