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자위 특별위 참석한 제작진 밝혀
“이렇게 저항클줄 몰랐다”
후임 진행자 모색 등 시간 갖기로
<한국방송>(KBS) 예능 프로그램 <거리의 만찬> 시즌2의 진행자 교체에 반대하는 시청자의 청원이 1만여명을 돌파하며 파문이 확산하자 한국방송 시청자위원회가 6일 특별위원회를 소집해 제작진 의견 청취에 나섰다. 제작진은 이 자리에서 새 진행자로 예고된 시사평론가 김용민씨의 자진 사퇴 의사를 전했다.
이창현 <한국방송> 시청자위원장은 이날 시청자위원회 종료 후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제작 자율성 침해하지 않는 선에서 제작진 의견을 듣고 시청자 견해를 전달할 예정으로 특별위원회를 소집했다”며 “제작진은 김용민씨에 대한 옛날 앙금은 사라진줄 알았고, 현장감을 더 살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으나 생각보다 큰 저항에 부딪쳐 당분간 후임 진행자를 모색하는 시간을 갖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시청자위는 이를 접수하고 마무리하되 시청자의 우려를 고려해서 의견은 별도로 내겠다고 밝혔다. 보통 시청자위는 프로그램 관련한 사후 조처에 나서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번엔 논란이 번지는 상황에서 이례적으로 선제 조처에 나서 주목을 끌었다.
거리의 만찬은 방송인 박미선씨와 가수 양희은씨, 이지혜씨 등 여성 진행자 3명이 젠더 이슈와 사회적 약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호평을 받은 프로그램이다. 여성의 감수성으로 여성과 연대한다는 의미있는 시도에 여성가족부 등의 ‘양성평등 미디어상’도 받으며 이 프로그램의 정체성으로 떠올랐다. 그런데 시즌 2에선 이런 행보와 어울리지 않게 시상평론가 김용민씨와 배우 신현준으로 교체하겠다고 예고해 반대 목소리가 잇따랐다.
특히 여러 차례 여성 혐오성 발언을 해온 김용민씨에 대해선 이 프로그램의 진행자로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거셌다. 한국방송 시청자권익센터에 올라온 ‘거리의 만찬 mc 바꾸지 말아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글에는 6일 오후 3시 현재 참여자가 1만1000여명이 넘어섰다. 청원인은 글에서 “김용민씨는 ‘미국 여성장관을 성폭행해 죽여야 한다’는 발언을 한 적 있다. 공인으로서 가릴 말은 가리고, 논란이 될 것 생각해서 발언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여자 셋이 모이면 사회가 변한다. 양희은, 박미선, 이지혜가 그대로 진행하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문현숙 선임기자
hyuns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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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06 06:55:19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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