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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닝썬 게이트'의 핵심 인물 가수 승리(본명 이승현·29)가 25일 검찰로 넘겨졌다.
경찰은 이날 승리를 송치하면서 '버닝썬에는 형식적으로만 관여했을 뿐'이라는 승리의 주장을 일축했다. 승리가 클럽 설립과 운영 및 수익금 횡령에 주도적으로 임했다는 것이 경찰의 판단이다.
승리에게 적용된 혐의는 모두 7개다. 경찰은 성매매처벌법 위반(알선·성매매)·업무상 횡령·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 위반(업무상 횡령)·증거인멸 교사·성폭력특별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촬영)·식품위생법 위반 등 7개 혐의로 승리를 기소의견 송치했다.
이중 승리는 직접 성매매를 한 사실 등 일부만을 인정했을 뿐 대부분의 혐의를 적극적으로 부인했다. 특히 주요 혐의인 '버닝썬 수익금 횡령'에 관해서는 주주로서 정당한 절차를 거쳐 배당금을 받아간 것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경찰은 증거자료와 주변인들의 진술을 종합해 승리의 혐의가 충분히 입증된다고 봤다. 승리가 사건 관계인들과 증거를 없애기로 공모한 정황들도 확인했다. 반년 가까이 이어진 승리 수사는 이제 검찰에서 판단을 받게 될 전망이다.
◇"승리, 브랜드 이용료 등 명목으로 횡령…11억여원 책임"
사건을 수사한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 따르면 버닝썬 수익금 횡령의 '양대 축'은 Δ승리와 Δ버닝썬 최대주주인 전원산업이다. 양측이 각자의 명목을 내세워 버닝썬의 수익금을 챙겨갔고, 승리가 이 과정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는 것이 경찰의 설명이다.
서울 강남구 클럽 '버닝썬’의 모습. /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
승리를 포함한 전원산업 관계자 등 주주들은 정당한 수익금 배당이었을 뿐 횡령이 아니라고 혐의를 부인했지만, 경찰은 이들의 행위를 횡령으로 볼 만한 정황증거들을 포착했다.
한 예로 승리와 유인석 유리홀딩스 전 대표(34)는 자신들이 세운 라운지바 '몽키뮤지엄' 브랜드를 버닝썬에서 사용한 브랜드 이용료 명목이라며 수익금을 가져갔지만, 관련 서류에는 해당 금액이 '배당금'이라고 적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전원산업이 작성한 지출결의서에는 '전원산업은 임대료 인상, 유리홀딩스는 경영 컨설팅료로 배분하는 방안 검토'라는 내역이 적혀 있기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각자 명분을 만들어 수익금을 가져가기로 결의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수익금 횡령 명분이 '몽키뮤지엄 브랜드 사용료'였던 만큼 배당금이 몽키뮤지엄 쪽으로 흘러갔어야 하지만, 이 금액이 실수로 유리홀딩스로 들어갔다가 취소된 내역도 발견됐다. 경찰이 압수한 자료에 따르면 이 금액 내역 역시 '배당금'으로 적혀 있었다.
버닝썬의 해외 진출 가능성에 관해 컨설팅을 받겠다는 명목으로도 돈이 흘러갔는데, 정작 컨설팅 보고서는 금액 지출 후 한참이 흐른 뒤에야 발간되기도 했다. 버닝썬의 대주주인 전원산업은 이 같은 보고서를 의뢰한 적이 없다는 진술도 확보됐다.
이밖에 주주들은 클럽 영업실적이 '마이너스'인 시기에도 수익금을 챙겨간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정상적인 회계처리와 배당절차가 없었고, 이 때문에 실제로 버닝썬의 재무구조가 악화했다고 전했다.
경찰은 이런 식으로 빼돌려진 버닝썬 전체 횡령 액수 18억5000만원가량 중 승리 측에게는 11억2000만여원에 대해 횡령 책임이 있다고 봤다.
◇법원 "횡령 다툼여지" 구속영장 기각…법정 공방 예상
한편 법원은 경찰이 지난달 승리와 유 전 대표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을 때 횡령 혐의에 대해서 "유리홀딩스와 버닝썬 법인의 법적 성격·주주 구성·자금인출 경위·자금 사용처 등에 비춰 형사책임 유무에 관해 다툼의 여지가 있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보인 바 있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법원의 판단을 존중한다"면서 "법원은 정상적인 회계 절차를 거치지 않기는 했지만 주주들이 배당금 명목으로 수익금을 가져간 것이라고 볼 소지가 있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전했다.
또 다른 경찰 관계자는 "법인자금에 대해 사전에 규정된 정관이나 절차에 의해 배당받지 않고, 수익금을 조세회피의 방법이나 목적으로 받는 데 대해 횡령의 죄책을 인정한 대법원 판례가 있다"고 혐의 입증에 자신을 보였다.
결국 승리의 주요 혐의인 '버닝썬 횡령'은 양측의 법리 다툼 등 법정 공방 끝에 결론이 내려질 전망이다.
성접대를 알선하고 클럽 '버닝썬'의 수익금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 가수 승리(본명 이승현)/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
◇승리 "성매매 했지만 알선은 아냐"…경찰 "사업투자 대가로 알선"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수사 결과 승리는 2015년 12월부터 2016년 1월까지 대만인·홍콩인 일행 및 일본 사업가들을 상대로 수 차례에 걸쳐 성매매 행위를 알선한 것으로 확인됐다.
승리는 직접 성매매를 한 사실은 인정하고 용서를 구한다면서도 '성매매 알선'은 하지 않았다고 적극적으로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종의 답례 성격이었을 뿐 대가성이 없었으므로 혐의가 없다는 게 승리 측 주장의 핵심이다.
경찰에 따르면 승리는 경찰 조사에서 "대접을 잘 받아서 답례 차원에서 (접대를) 한 것"이라고 진술하면서 사업투자 등에 대한 대가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경찰 관계자는 "일본 일행의 요식업 등 투자 여부를 면밀히 수사한 결과 투자를 유치할 목적으로 성접대를 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사업 투자에 따른 대가 성격으로 성접대가 이뤄졌다는 것이다.
◇경찰 "승리, 휴대폰·PC 등 증거인멸"…증거인멸교사 혐의 적용
또 경찰은 승리가 자신의 성매매 알선이나 버닝썬 수익금 횡령 혐의와 관련해 증거 인멸을 주도한 혐의(증거인멸 교사)도 있다고 보고 있다.
승리와 유 전 대표는 두 사람에 대한 전방위적 수사가 시작되자 강제수사를 염두에 두고 휴대폰을 바꾸거나 PC를 포맷하는 등 증거를 없애려고 시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4월11일 오후 서울 강남구 유리홀딩스 사무실에서 압수수색을 마친 서울지방경찰청 지능수사대 수사관들이 압수품을 들고 사무실을 나서고 있다. /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
경찰은 승리가 가수 최종훈씨(29)에게 휴대폰을 바꾸라고 요구한 사실이 있으며 가수 정준영(30)도 휴대폰을 버린 뒤 새로 샀다는 진술을 했다고 지난 3월 밝히기도 했다. 수사 과정에서 승리와 유 전 대표의 말을 듣고 실제로 휴대폰을 폐기했다는 진술도 확보됐다.
지난 2월 버닝썬 압수수색이 진행된 이후에 유리홀딩스 사무실 내부 PC가 포맷된 사실도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지난 4월11일 유리홀딩스와 전원산업 사무실을 압수수색할 당시 "유리홀딩스 사무실 내 PC가 다 포맷되어 있었다"며 "버닝썬 압수수색 다음날 포맷된 것으로 확인된다"고 전했다.
결국 승리는 지난 2월 '자신에 대한 엄정한 수사를 탄원했다'며 자진해서 서울지방경찰청 문턱을 밟은 지 4달 만에 7개의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아야 하는 신세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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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25 09:05:09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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