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btu, 29 Juni 2019

'나랏말싸미' 제작보고회, 故 전미선의 마지막 공식석상 - 노컷뉴스

지난 25일, 서울 중구 메가박스 동대문에서 열린 영화 '나랏말싸미'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故 전미선 (사진=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제공)
"너무나 해 보고 싶었어요. 두말할 필요 없이. 좋은 분들과 같이하기도 하고요. 대번에 작품 읽고 이건 무조건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지난달 25일 서울 중구 메가박스 동대문에서 영화 '나랏말싸미'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사도' 각본을 쓴 조철현 감독의 데뷔작이자, 송강호-박해일-전미선이 주연을 맡은 '나랏말싸미'를 향한 관심은 높았다. 수많은 취재진이 몰려든 이유다.

2003년 개봉한 '살인의 추억'에서 각각 박두만, 박현규, 곽설영 역을 맡은 송강호, 박해일, 전미선은 '나랏말싸미'로 16년 만에 재회했다.

세 사람은 연기를 같이해 본 적이 있기에 편안하고 가족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입을 모았다. 분위기는 화기애애, 그 자체였다. 하지만 오늘(29일) 전미선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날은 마지막 공식석상이 되고 말았다.

'나랏말싸미'는 문자와 지식을 권력으로 독점했던 시대를 산 세종이 모든 신하의 반대를 무릅쓰고 훈민정음을 창제했던 마지막 8년을 다룬다. 세종 역은 송강호, 신미 스님 역은 박해일, 소헌왕후 역은 전미선이 연기했다.


전미선은 "사실은 가정 안에선 아내이지 않나. 아내들은 보통 내조를 하는데 별로 티가 안 난다. 그래서 맘이 아프다. 제가 하고 싶었던 말, 가지고 싶었던 성품이 소헌왕후 안에 있어서 너무나 해 보고 싶었다. 두말할 필요 없이. 좋은 분들과 같이하기도 하고. 대번에 작품 읽고 이건 무조건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전미선이 맡은 소헌왕후는 이 작품의 '대장부'다. 전미선은 "세종은 (첫째가 아니라) 원래 왕이 되면 안 된다. (소헌왕후는 세종에게) '당신 같은 사람이 왕이 되어야 한다'고 하고, 백성들을 위해서 더 할 수 있는 걸 해 줬으면 좋겠다고 계속 얘기하는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세종대왕과 신미 스님을 이어줘 한글 창제에서 중간 역할을 한다. 더 여장부같이, 그 두 남자를 더 크게 만드는 분이 소헌왕후 아니었나 싶다"고 전했다.

송강호도 소헌왕후에 대해 "사실 소헌왕후는 비운의 왕비였다. 선대 태종이 왕권 강화를 위해 외척들을 쳐냈고 첫 희생자가 소헌왕후 아버님이었다. 그런 집안인데도 두 분(세종과 소헌왕후)의 애틋한 감정이 남달랐던 것 같다"고 말했다.

영화 '나랏말싸미'에서 소헌왕후 역을 연기한 배우 故 전미선 (사진=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제공)
송강호는 "그런 희생을 딛고, 왕비로서 왕을 보좌하고, 한글을 창제할 때 정신적인 힘을 실어줬던 분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고 부연했다.

'나랏말싸미'는 서울 경복궁 근정전, 경북 영주 부석사 무량수전과 안양루, 전남 곡성 태안사 봉서암 등 절경을 간직한 공간에서 촬영한 것으로도 눈길을 끈다.

전미선은 "부석사는 처음 가서 첫 장면 찍기 전에 꿈을 꿨다. 부석사 바라보는 배경 그대로 꿈을 꿨다. 첫 장면 찍는데 거기 딱 서서 바라보니, '우리나라가 이렇게 아름다웠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라며 "조금 더 잡고 끌어서 (이곳에서) 많이 찍을 걸 그런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송강호-박해일과 오랜만에 작품에 다시 만난 것을 두고 전미선은 "그때 만났던 느낌이랑 지금 만났던 느낌이랑 거의 똑같다. 사실은 더 의지했다. 든든하게 받쳐주시는 분들 덕분이다. 예전에 만난 오빠 동생 느낌이었다"고 전했다.

송강호는 전미선에 관해 "누님 같다. 제가 선배이긴 하지만 항상 미선 씨를 보면 누님이 가진 푸근함, 따뜻함이 항상 있다. 그래서 괜히 제가 후배 같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박해일은 송강호와 전미선 모두 깊어지고 그윽한 느낌이 생겼다고 밝혔다.

전미선은 '나랏말싸미'를 기다리는 관객들에게 관전 포인트를 전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는 "한글은 소리글자이지만 단어마다 너무 깊은 뜻이 있고, 백성들을 위한 글자였지 않나. 저도 이 시대를 살아가면서 (그런 걸) 살짝 잊고 살지 않았나. 영화를 보면서 다시 한번 우리나라 말에 자긍심과 자부심을 가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경찰은 29일 오전 11시 45분쯤 전북 전주시 완산구의 한 호텔에서 숨진 전미선을 발견했다. 경찰은 유서는 없었고, 타살 흔적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소속사 측은 평소 고인이 우울증 치료를 받고 있었다고 밝혔다. 전미선은 '친정엄마와 2박 3일' 공연을 위해 전주에 머물고 있었다. 이로 인해 29일 오후 2시 공연은 취소됐고, 29일 오후 6시와 30일 오후 2시 공연은 배우 이서림으로 교체됐다.

오는 7월 24일 개봉 예정인 '나랏말싸미'는 전미선의 유작이 됐다. '나랏말싸미' 측은 "故 전미선 배우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 추후 영화와 관련한 일정은 논의 후 다시 말씀드리겠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는 공식입장을 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왼쪽부터 '나랏말싸미' 배우 박해일, 조철현 감독, 故 전미선, 송강호 (사진=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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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29 12:08:00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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