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btu, 29 Agustus 2020

홍석천, 이태원 식당 폐업 “위기란 위기 다 이겨냈는데… 코너 몰리니 방법이 없다” - 세계일보모바일

방송인 홍석천이 결국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 운영해온 식당 폐업을 결정했다.

홍석천은 29일 SNS에 “2000년 서른 살 나이에 커밍아웃하고 방송에서 쫓겨났을 때, 날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받아준 곳이 이태원”이라고 글을 올렸다.

이어 “조그만 루프탑 식당부터 시작해 많을 때는 7개까지도 운영했는데, 이제 내일 일요일이면 이태원에 남아 있는 내 마지막 가게 ‘마이첼시’도 문을 닫는다”며 폐업 소식을 알렸다.

홍석천은 “이태원에서 18년을 식당하면서 보냈다. 참 긴 시간이었다”며 “나의 30~40대를 오로지 이곳에서 보냈는데, 이젠 좀 쉴 때가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홍석천의 식당 폐업 결정에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매출 하락이 결정타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홍석천은 몇 달 전까지도 “요즘 이태원은 사람이 없어서 더 안전하니 많이 찾아 달라”고 당부하는 등, 이태원 상권 살리기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왔다.

홍석천이 이태원에서 운영하는 식당 ‘마이첼시’

그러나 홍석천은 “금융위기와 메르스 등 위기란 위기를 다 이겨냈는데, 이놈의 코로나19 앞에서는 버티기가 힘들다”며 “내 작은 외침이 너무 힘이 없었나보다. 건물주, 관에서 일하는 분들과 여러 가지로 박자가 안 맞았다. 식당 사장 참 힘든 자리다. 코너에 몰리면 방법이 없다 ”고 털어놨다.

홍석천은 “이태원은 내 청춘과 꿈, 사람, 사랑 등 모든 것이 담겨 있는 곳”이라며 “이태원 뒷골목에 홍콩의 롼콰이펑이나 뉴욕의 소호 같은 거리를 만들고 싶다는 막연한 꿈이 있었는데 너무 아쉽고 속상하다”고 짙은 아쉬움을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홍석천은 “무엇보다 함께하던 이태원 상인 분들, 십 수 년 이태원과 내 가게를 찾아주셨던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미안하다”고 전했다.

또 “이태원을 너무 사랑한다. 휴식이 새로운 에너지를 만들어줬을 때 다시 돌아오겠다”고 덧붙였다.

최승우 기자 loonytuna@segye.com

사진=홍석천 인스타그램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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