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nggu, 07 Juli 2019

규정 몰랐다고 한 '정글의 법칙' 제작진, 태국 정보에 보낸 공문 들여다보니… - 국민일보


배우 이열음이 SBS 예능프로그램 ‘정글의 법칙’ 촬영 중 태국에서 멸종위기종인 대왕조개를 불법채취해 논란이 일고 있다. 네티즌 사이에선 제작진이 배우에게 책임을 전가한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프로그램 폐지론까지 제기되고 있다. 특히 제작진이 촬영에 앞서 태국 정부에 ‘사냥 관련 내용은 촬영하지 않겠다’는 공문을 보낸 사실이 드러나면서 비난 여론은 더욱 거세다.

태국 현지 매체 타이 피비에스(PBS)는 현지시각으로 7일 ‘정글의 법칙’ 제작진이 태국 관광스포츠부에 보낸 공문을 공개했다. 공개된 공문엔 ‘정글의 법칙’ 조용재 PD의 이름과 서명이 기재돼 있으며 “태국에서 사냥하는 모습을 촬영하거나 방송하지 않겠다”는 문구가 명시돼 있다.

제작진은 조항 2번에 “촬영 원본에서 세부 내용을 변경해 배우들이 국립공원의 통제 속에 하룻밤을 머물게 될 것”이라며 “배우들은 스노클링, 카누, 롱테일 보트 등을 탄 후 코 리봉(Koh Ligong)에서 하룻밤을 머물게 될 것”이라고 적혀 있다.

문서가 공개되자 네티즌들은 “애초 사냥을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하고 촬영허가를 받은 것이면서 현지 규정을 사전에 숙지하지 못했다는 제작진의 입장은 거짓말”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제작진은 “현지 공공기관 허가를 받아 촬영을 진행했고 촬영 때마다 현지 코디네이터가 동행했으며 그들의 가이드라인을 준수하며 촬영했다”며 불법적인 부분이 없었다고 강조했었다.

이후 멸종위기를 채취한 행동이 벌금형 혹은 징역형에 처할 수 있으며 태국 정부가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는 보도까지 나오자 제작진은 5일 다시 입장문을 통해 “태국 대왕조개 채취와 관련해 현지 규정을 사전에 충분히 숙지하지 못하고 촬영한 점에 깊이 사과한다”며 “향후 좀 더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했다. 그러나 공문이 공개되면서 ‘현지 규정을 사전에 충분히 숙지하지 못했다’는 제작진의 해명이 거짓이라는 주장이 나오며 책임론이 제기됐다.

앞서 지난달 29일 방송된 ‘정글의 법칙’에선 태국 남부 트랑지방의 꼬묵섬에서 생존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해당 방송에서 이열음은 수중에서 대왕조개 3개를 발견해 채취했다. 예고 영상엔 출연 멤버들이 대왕조개를 시식하는 모습이 담기기도 했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태국 국립공원 측은 해당 장면을 문제 삼으며 현지 경찰에 관련 수사를 요청했다.

핫차오마이 국립공원 책임자인 나롱 꽁-이아드 원장은 AFP통신을 통해 “문제의 여배우는 국립공원법과 야생동물보호법 위반 두 가지 혐의로 경찰에 고발됐다”며 “5년 징역형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나롱 원장은 또 “제작진이 사과했지만 이는 형사사건이며 고발을 철회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 배우가 더 이상 태국에 없더라도 경찰이 그를 찾아낼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태국에서는 멸종위기종으로 보호 받는 대왕조개를 채취할 경우 최대 2만 바트(약 76만원)의 벌금이나 5년 이하의 징역형, 또는 두 처벌 모두를 받을 수 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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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07 20:19:00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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