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bu, 29 April 2020

'마이웨이' 혜은이 "김동현 악한 사람 아냐, 친구같은 이별했다" 심경고백 [어저께TV] - 조선일보

입력 2020.04.30 06:52

[OSEN=하수정 기자] 혜은이가 결혼 30년 만에 김동현과 이혼한 뒤, 첫 심경 고백을 했다. 
 
29일 오후 방송된 TV조선 '인생다큐 마이웨이'에서는 가수 혜은이가 이혼 후 처음으로 심경을 공개했다.

혜은이는 지난 1990년 배우 김동현과 결혼했지만, 남편의 거듭된 사업 실패와 법정 공방으로 인해 지난해 7월 헤어졌다.

제작진은 "주변에서는 김동현 씨의 안부를 묻는다. 어떻게 얘기를 꺼내고 답을 해주나?"라고 물었고, 혜은이는 "잘 계신다고 얘기한다. 사실은 김동현 씨가 작년에 '참 많이 미안하다. 편히 살았으면 좋겠다'고 하더라. 그런 말을 하는 사람의 마음을 어땠을까 싶다. 이제 편안히 한번 살아봐라 그러더라. 애들도 다 컸고, 애들한테도 알아듣게 얘기하고, 아빠가 엄마를 너무 많이 고생시켜서 미안하니까 엄마 좀 편안하게 자유롭게 살게 해주고 싶다, 너희가 엄마 아빠를 이해해줘라' 그랬다"며 이혼 사실을 고백했다.

혜은이는 "이혼 후에 나 자신이 굉장히 힘들었다. 내 인생이 참담했다. '참담하다'라는 말을 이럴때 쓰는구나, 자괴감이 들었다. 좀 더 깊이 얘기하자면 나는 패배자같은 생각이 들었다"며 눈물을 쏟았다.

혜은이는 "지금 이혼한 지 10개월 됐고, 정말 친구같은 이별을 했다"며 "만감이 교차했고, 이혼을 해야하나, 말아야 하나 했다. 여기 감독님들은 내가 한 얘기 무슨 말인지 알겠나"라며 지난 30년의 세월을 몇 마디로 표현할 수 없다고 했다.

기도의 힘이 컸다는 혜은이는 "기도의 힘이 아니었다면 자살을 해도 몇 번은 했을 거다. 그런데 '우리 아이들한테 상처는 주지 말아야지' 했다. 다른 거로 상처를 줄 수는 있지만, 엄마가 자살했다는 이런 상처는 주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자식을 향한 남다른 사랑을 드러냈다.

정덕희 시인을 만난 혜은이는 "엄마는 내가 모진 풍파를 겪은 것을 보고 가셔서 너무 죄송하고, 나중에는 집을 빚 때문에 뺏겼는데, 엄마 집까지 뺏겼다. 엄마가 가실 데가 없었고, 방 한 칸 얻을 수 없는 형편이 됐다. 그래도 어딘가에 가 계셔야 하니까 숙박업소 중에서도 좀 좋지 않은 곳에서 몇 개월 계셨다. 그게 김동현 씨와 결혼하고 나서다. 참 열심히 산다고 살았는데 엄마한테 뭐하는 짓인가 싶었다"며 슬퍼했다.

이어 "나도 도망도 가 보고, 죽으러 한강에도 가 보고, 약도 가지고 다녔다. 그런데 그 약을 얼마나 오래 가지고 다녔는지 나중에는 가루가 돼서 다 없어졌더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정덕희는 "혜은이를 사랑해줘야 한다"고 했고, 혜은이는 "이제는 그러고 싶다. 지금까지 그렇게 못한 게 억울하다"며 "이혼하고 법원에서 나오는데 '미안해'라는 말이 입언저리까지 나오는데 입이 안 떨어졌다. 말은 안 했고, 나중에 김동현 씨랑 통화하면서 '미안해'라고 했다"며 눈물을 닦았다. 

혜은이는 "주위에서 많은 사람들이 '그만 살아, 그만해' 자꾸 그런 얘기를 했는데, '내가 잘하지 못해서 그 사람이 잘못될 수 있었다'라는 생각이 들긴 한다. 내조라는게 뭐냐. '너희 아내 지독해' 그런 소리를 들어도 내조를 잘했다면 내 남편이 그렇게 힘들었을까 싶다. 김동현 씨는 너무 착한 사람이다. 악한 사람 같으면 그렇게 안 했다. 잘 살 거다. 잘 될 거다"라며 행복하길 바랐다.

김동현과 함께 키우던 강아지 두 마리를 혼자서 키우고 있는 혜은이는 "김동현 씨가 강아지들을 얼마나 지극정성으로 키웠는지 모른다"고 했다. 

제작진은 "강아지들은 김동현 씨를 자주 못 봐서 우울해하지 않느냐?"고 질문했고, 혜은이는 "그래도 내가 집에 없을 때 정말 보고 싶으면 집에 와서 한 번씩 보고 간다고 하더라"며 서로 나쁘게 헤어진 사이가 아니라고 했다.

혜은이는 "처음에 김동현 씨한테 사업 실패, 법정 공방 같은 일들이 생길 때, 김동현 씨가 '이혼하자 못 살겠다' 이러면, 내가 '조금만 참아보자, 좋을 일이 있을 거야'라고 했었다. 그런데 이제는 김동현 씨도 '이건 아니다' 싶었나 보다"라고 말했다.

이날 방송에서 혜은이는 신곡 '그래'의 작업 과정을 공개했고, 팬클럽의 든든한 지원에 감동의 눈물을 보였다. '가수 혜은이'로 새로운 출발을 알렸다.

/ hsjssu@osen.co.kr

[사진] '인생다큐 마이웨이'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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